편견에 갇힌 여자가 저를 가둔 가타부타를 깨다 못해 박살을 내는 이야기.
그리고 그 혁명에 불을 지핀 기적 같은 한 남자의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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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에는 동백이와 용식이의 썸 아닌 썸을 보며 달달 녹았다. 너무나 순수한 용식이의 표현력에 나 또한 설레더라. 분명 저게 통하는 이유는 용식이가 강하늘이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머리스타일도 짝눈도 너무 귀엽다. 내 기억으론 강하늘 배우는 항상 멋있는 역할이었다. 왕자나 학생회장이나 이런 부류말이다. 그래서 다이애나를 만나겠다는 순박한 시골 청년역할이 너무 신선하고 연기력에 또 한번 감탄했다. 그에 반해 공효진은 늘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로코에 많이 출연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스타일이 그렇게 막 다른걸 못느끼겠다. 그냥 잘한다. 어느 역할이든 정말 스스럼 없이 스며든다. 내 기준에선 특별함이 없지만, 그게 바로 공효진 배우의 매력 아닐까. 그외에 조연배우분들도 너무 연기를 잘해주셨다. 특히 향미 역의 손담비는 가수라는 색안경때문에 어색하다 느꼈는데 회차가 거듭될 수록 향미가 가진 배경과 상황에 공감하고 이입하게 되면서 그녀가 더이상 손담비가 아니라 최향미로 느껴지더라. 정말 너무 마음이 아픈 캐릭터다. 필구역의 김강훈 아역은 엄마를 지키기 위해 너무 철이 빨리 든 8살짜리 아이를 잘 보여줬다 생각한다. 매력이 너무 넘치더라. 미래가 기대되는 배우이다. 용식이 어머님 고두심배우는 믿고 보는 원로배우이다. 정말 어디에나 계실 어머님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시는데, 동백이와 절친이셨다가 아들 때문에 원수가 되셨다가 결국 동백이의 어머니, 필구의 할머니가 되어주시는 모든 모습들이 연기란걸 잊게 만들더라. 그 외 노규태역의 오정세 배우는 요즘 보는 스토브리그에서 상무역으로 젠틀하게 나오시는데, 여기선 찌질함의 극치로 나와 반대되는 연기를 보며 정말 많이 웃었다. 마을의 아주머님들의 연기도 감초였다. 연기를 하는 모든 배우분들이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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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야기가 전부 같기도 하고 전부가 아닌 것 같기도 한 이 기분. 정말 할 말이 많은데, 다 쓰면 밤을 새도 모자랄 것 같다. 나도 자존감이 많이 없는데, 너는 사랑받을 만한 존재야.라고 늘 얘기해주는 사람이 있어 없는 자존감을 그나마 붙잡고 살고있긴 하다. 정말 그런 말들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동백이가 용식이에게 울면서 마음을 열게 되는 부분이 그래서 너무 공감이 많이 갔다. 하지만 연애조차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들이 너무 안타까웠다. 이른 나이에 미혼모가 되어 술을 판다는 이유로 편견에 사로잡혀 동백이의 자존감을 더욱 짓밟는 상황들에 내가 다 화가나고 괴로웠다. 상처는 아무리 받아도 안아플 수 없다. 담담한 척 하는거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덜 아픈 방법이기에 그렇게 자존감이 떨어지는거다. 상대를 위한답시고 상처주는 말들로 동기부여를 제공해주겠다는 말도 안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기가 없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오랜 시간 동기부여란 명목으로 비난하고 힐책받아온 나로서는 그대로도 괜찮아.란 말 한마디가 구원같았다. 세상 모두가 내가 잘못되었고 달라져야한다고 이야기하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괜찮다고 위로받으니 그제서야 나도 남에게 그런 말을 할 수있는 사람이 되고싶더라. 나를 돌아보게 되고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동백이에게 용식이가 그러하듯. 온전한 자신을 누군가 받아주는 상황은 사실 기적과도 같다. 그 기적이 사람을 달라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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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이는 어릴적 어머니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에 그늘이 생기게 되었다. 뭘해도 주눅들고 눈치보게 되고, 편견에 갇힌 시선안에 스스로를 가둬야했다. 아이는 어머니가 자신을 버린 사실만 기억할뿐이다. 너무나 궁금했다. 왜 동백이가 고아가 되어야했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가 풀렸을때는 슬픔에 눈물이 주체가 안되었다. 가난이라는건 배운것 없는 사람들에겐 너무나 벗어나기 힘든 굴레이다. 나는 안먹어도 자식은 굶길 수 없기에. 엄마는 아이를 고아원에 맡겨 배불리 먹이고 입히고 따뜻한 곳에서 재우고싶었다. 내 손으로 키우지 못해도 더 나은 상황에서 다른 부모에게 사랑받기를. 단 하루도 사랑하지 않은 적 없다는 편지를 읽고 동백이의 마음의 그늘에 볕이 드리워졌다. 그런데, 이제 두 모녀의 잃어버린 시간들이 돌아왔는데 이별을 준비해야한다. 가장 가슴 아픈 에피소드였다. 정숙은 누구보다 동백이를 위했다. 까불이에게서 동백이를 먼저 지켜낸것도 정숙이였다. 엄마가 되어도 나의 엄마를 이길 수 없었다.라는 동백이의 말이 맞았다. 용식이 어머니 덕순은 정숙과 반대로 용식이에게 온 사랑을 다 주어 세상 따뜻한 남자를 키워냈다. 그늘 없이 큰 용식이와 그늘진 동백이가 만나 사랑을 하게 된건 운명과도 같은게 아닐까. 원래 서로 다른 극이 만나야 붙지 않던가.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게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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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철물점 흥식이의 더럽혀진 손에 질색하고, 집을 고쳐주고 나가는 그의 발자취를 따라 걸레질을 하고, 배움의 정도를 철물점을 한다며 비웃는건 분명 큰 죄는 아니다. 하지만 일상 속 당연하게 여겨지는 부분들이 사실은 없어선 안되는 일이란 생각은 해본 적 없는가. 사람은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며 직간접적으로 모두에게 영향을 서로 받고있다. 누군가 기술을 배웠기 때문에 내가 배우지 않고 그들에게 부탁할 수 있고, 누군가 농작물을 키웠기에 내가 먹을 수 있고, 누군가 연구하고 발견했기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고맙지 않은 것은 없다. 그 간단한 사실만 인지해도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다. 누구도 고맙지 않은 사람이 없어 함부로 대할 일이 없다. 뭐, 아무리 친절해도 세상은 흥식이처럼 고마운줄 모르고 적반하장인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나는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고마워하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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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조차 정말 마음에 든다. 결국 누구도 불행하지 않은 끝맺음이었다. 필구가 커서 황고운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걸 보고 향미의 본명이 최고운이었단걸 떠올렸다. 동백이에게 향미는 그렇게 영원히 기억되는 존재가 되었다. 사람은 어리석어서 곁에 있으면 당연하게 여기고 소중한 것을 모른다. 잃어봐야 그 중요함을 깨닫는다. 동백이 용식이 외에 좋았던 서브 커플이 있냐면 당연히 자영규태부부가 아닐까. 자영역의 염혜란배우님의 걸크러쉬에 치인다. 옹산의 모두도 동백이를 색안경끼고 괴롭힌줄로만 알았는데, 동백이가 그래도 6년간 한 자리를 지킨 이유는 그러면서 김치 한포기 더 챙겨주고, 피 한방울 안섞인 남들이 가족처럼 대해준 모두가 있어서란걸 알고 마음이 웅클했다. 요즘은 내 이웃이 누구인지 모르고 사는 삭막한 세상인데, 마치 어린시절 이웃간의 정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그리움이 들더라. 또 동백이와는 다르게 자신의 틀에 갇힌 인물이 한명 더 나온다. 그저 내 일상을 공유할뿐인데 주목받고 누군가 좋아해준다면 도취되지 않기 힘들것이다. 그럼 그것에 더욱 얽매이게 될 것이고 온전한 나를 보여줄 수 없는 제시카 같은 고통을 겪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도 남편 종렬의 존재로 극복 할 수 있게 된다. 모두가 문제를 겪는 이유는 어딘가 결핍이 있기 때문이다. 그 부족함은 홀로 채우기 힘들기에 누군가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은 홀로 살 수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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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무슨 대사 맛집인가. 명대사가 매 회 넘쳐 흐른다. 진짜 주연부터 조연까지 어느 인물도 대사를 허투루 뱉지 않는다. 작가님께 절하고 싶은 마음이다. 모든 장면이 마음을 움직이고 흔든다. 이런 좋은 드라마를 보게 되서 너무 행복하다. 이런 미디어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을까. 나도 그 일부분이 되고싶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삶이란 얼마나 가치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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